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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고혈압·당뇨병 효능…탈모·간질환 개선 효과도 기대

이병문 기자
입력 : 
2018-09-02 17: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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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백 완전식품 식용곤충 천연물 의약품 개발 활발
귀뚜라미로 췌장세포 재생 고혈압 당뇨수치 떨어뜨려
손상된 피부 개선에도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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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있는 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식용곤충이 질환 치료에도 효능을 발휘하며 의료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고단백 및 저지방 완전식품으로 인체에 부작용이 거의 없는 식용곤충은 국내외시장에서 건강기능식품 또는 천연물 의약품(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삼구 (주)239바이오 대표는 지난달 말 열린 '식용곤충의 의료 분야 활용' 정책토론회에서 '쌍별귀뚜라미 추출분말(D&D)'로 파괴된 췌장의 베타세포를 재생시켜 고혈당 당뇨수치를 빠르게 개선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췌장 베타세포를 인위적으로 파괴해 당뇨병을 유발한 혈당 300㎎/㎗ 이상의 9주령(齡) 수컷 쥐를 대상으로 D&D를 투여한 그룹과 비투여군을 나눠 4주간 살펴본 결과, 비투여군은 인슐린 분비량과 체중이 각각 10g/㎏, 300g에 불과했지만 투여군은 60g/㎏, 330~340g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식이섭취량, C-펩타이드, 당화혈색소(HbA1c), 공복혈당, 복강내당능 등 11가지 지표도 호전됐다. 당뇨병은 췌장의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혈당 조절에 실패하고 이로 인해 체중이 감소하는데 D&D가 이런 증상을 개선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전북대병원 유효성평가센터(국제인증기관) 연구팀과 함께 진행했다

이 대표는 "귀뚜라미에서 추출한 D&D 등 3가지 물질을 활용해 파괴된 췌장 베타세포를 4주 만에 재생시켰다"며 "향후 의학계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건강제일의원이 당뇨환자 3명에게 D&D를 복용하게 한 결과, A환자(53)는 당화혈색소가 2주 후 9.7%, 5주 후 8.6%, 9주 후 7.5%로 떨어졌고 3개월 후 목표 혈당인 7.0% 미만으로 정상을 되찾았다.

박원 건강제일의원 원장은 "A환자는 18년 전 당뇨 진단을 받고 12년째 인슐린펌프를 착용해야 할 정도로 췌장 기능이 파괴된 상태였지만 D&D를 2~3개월 복용한 결과, 당뇨약 감량, 고혈압약 중단, 시력 및 청력이 호전됐다"고 밝혔다. B환자(78)는 복용 3개월 후 당화혈색소가 10.3%에서 9.8%로, C환자(53)는 11주 후 11.7%에서 8.6%로 감소했다. 귀뚜라미 추출분말은 모발과 피부 기능, 간 기능 개선에도 효과를 발휘했다. 최광성 인하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생후 6주령 수컷 쥐의 털을 민 뒤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5마리씩 나눠 D&D를 투여한 결과, 14일째 실험군 5마리는 80~100% 발모가 됐지만 대조군은 20~39%에 그쳤다. 최 교수는 "귀뚜라미 추출물에 모발 영양에 필요한 단백질, 필수지방산, 아연, 셀레늄, 비타민A·C, 엽산 등이 풍부해 모발 성장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콜라겐 재생에 필요한 미세영양소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부 기능 유지 및 손상된 피부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도 최근 전갈, 거머리, 매미허물, 지네, 왕바퀴 등 생약 5종과 인삼, 작약, 용뇌 등 식물생약 3종을 활용해 혈관질환 예방과 치료를 동시에 하는 생약제제를 개발했다.

영국은 바퀴벌레 뇌조직과 신경계에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는 강력한 항생물질이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조재화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는 "귀뚜라미 등 식용곤충은 간 기능 회복, 항피로감, 항산화작용, 항당뇨효과와 함께 풍부한 영양공급원으로 수술 후 환자 회복에 도움을 준다"면서도 "식용곤충을 제도 의료권에서 환자에게 처방하려면 전임상, 임상시험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식용곤충은 소고기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단백질은 물론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질도 많이 포함하고 있어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아 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곤충이 미래의 새로운 식량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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