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농생명연구원 "쌍별귀뚜라미 발효 추출물이 노화 예방"

쌍별귀뚜라미 발효 추출물이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 관심을 끌고 있다.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아열대성 곤충인 쌍별귀뚜라미 발효 추출물의 피부 기능성 소재를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원은 최근 8개월간 연구를 거쳐 쌍별귀뚜라미 발효 추출물이 피부 탄력을 감소시키는 엘라스타제(Elastase) 활성을 크게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피부 주름 생성을 유도하는 콜라게나아제(Collagenase) 활성을 억제하고 항산화·항염 효과가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

연구 성과는 한국학술지인이용색인(KCI)급 학술지인 한국생약학회지 2회에 실렸다. 관련 기술 1건은 특허 출원됐다.

오병준 연구원장은 "전북 여러 지자체에서 쌍별귀뚜라미를 사육하는 만큼, 곤충 농가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곤충자원에서 고부가 기능성 소재를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출처-(전주=연합뉴스)/정경재 기자

 “정확도 95%” 이제 꿀벌도 코로나 감염자 찾는다

꿀벌이 주둥이를 내밀고 설탕물을 빨아 먹는다. 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네덜란드 바헤닝언대에서 키우는 꿀벌은 차원이 다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냄새를 맡을 때만 주둥이를 내밀기 때문이다. 꿀벌은 95% 정확도로 코로나 감염자를 가려냈다.

하찮게 여기던 작은 벌레들이 속속 질병 진단에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 진단 이전에도 초파리와 모기, 선충을 이용해 암 환자의 냄새를 감지했다는 발표가 잇따랐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1일 “곤충이나 선충을 이용한 질병 감지는 의료 탐지견보다 훈련과 유지 비용, 시간이 적게 들어 저소득 국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블로프 조건반사로 진단 훈련

바헤닝언대의 빔 반 데르 포엘 교수는 지난 5월 꿀벌 150마리를 훈련해 코로나 환자를 찾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분 동안 훈련을 거친 꿀벌들은 초 단위로 코로나 감염자의 냄새를 가려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의료용 탐지견과 비슷한 정확도를 보이면서도 훈련이나 감지 시간이 훨씬 빠른 것이다.

꿀벌은 수㎞ 떨어진 곳의 꽃 냄새도 알아챌 만큼 후각이 뛰어나다. 연구진은 원래 꿀벌의 후각을 이용해 광물을 찾으려고 연구를 시작했지만, 코로나가 대유행하면서 진단으로 방향을 틀었다. 반 데르 포엘 교수가 네덜란드 밍크 농장에 퍼진 코로나를 연구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꿀벌의 코로나 진단 능력을 밍크에게서 먼저 확인한 다음, 사람에게서도 같은 능력을 확인했다.

훈련은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원리를 이용했다. 소련의 심리학자 이안 파블로프는 개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반복적으로 종을 울리면, 나중엔 먹이 없이 종소리만 들려줘도 개가 침을 흘린다는 걸 입증했다. 연구진은 꿀벌을 한 마리씩 고정 틀에 넣고 코로나 감염자의 시료를 설탕물과 동시에 줬다. 건강한 사람의 시료를 제시할 때는 설탕물을 주지 않았다. 꿀벌은 나중에 설탕물 없이 코로나 환자의 냄새만 맡고도 주둥이를 내밀었다.

반 데르 포엘 교수는 “저소득 국가들은 고가의 코로나 유전자 검사 장비가 많이 부족하다”며 “반면 꿀벌은 어디에나 있고 훈련도 쉬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연구진은 꿀벌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으며, 훈련이나 진단에서도 시료와 직접 접촉하지 않아 안전하다고 밝혔다. 인도와 짐바브웨가 꿀벌 연구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앞으로 실제 꿀벌 대신 후각 수용체를 이용한 바이오 칩을 만들어 진단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발전시킬 계획이다.

◇모기 후각세포로 만든 간암 진단 칩

곤충의 후각세포를 이용한 질병 진단 칩은 이미 개발됐다. 일본 도쿄대의 다케우치 쇼지 교수 연구진은 지난 1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모기의 후각 수용체 단백질을 이용해 간암 환자에게서 나오는 냄새 분자를 감지하는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모기는 후각 수용체가 100여 가지나 있다. 이 수용체가 각각 다른 냄새를 맡는다. 수용체 단백질이 특정 냄새 분자와 결합하면 세포막의 통로가 열리면서 전기를 띤 이온 입자가 통과한다. 이러면 뇌가 냄새를 감지한다.

연구진은 인공 세포막에 모기의 후각 수용체를 결합해 진단 칩을 만들었다. 칩에 간암 환자에게서 나오는 옥테놀 분자가 들어오면 이온 입자가 증가하면서 전류가 발생한다. 이를 통해 10억개 중 0.5개 정도, 즉 0.5ppb 농도의 극미량까지 10분 안에 감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독일 콘스탄츠대 연구진은 초파리를 이용한 자동 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초파리는 더듬이에 있는 59가지 후각 수용체로 냄새를 감지한다. 연구진은 초파리의 유전자를 변형해 암세포에서 나오는 분자와 결합하면 후각신경에서 형광(螢光)을 내도록 만들었다. 실험 결과는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정상 세포와 암세포에서 나오는 냄새 분자의 형태를 파악했다. 지난 2014년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논문을 보면 초파리는 암 유무는 물론, 암 종류까지 알아냈다.

◇암 환자 소변에 몰려드는 선충

일본 규슈대의 다카키 히로쓰 교수는 암 진단에 흙에 사는 선충을 이용했다. 로봇이 배양 접시 가장자리에 암 환자의 소변을 떨어뜨리면 가운데 있던 몸길이 1㎜의 선충들이 그쪽으로 몰려가지만, 건강한 사람 소변을 주면 선충들은 반대 방향으로 도망간다. 다카키 교수는 2016년 히로쓰 바이오 사이언스를 설립해 선충 암 진단을 상용화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검사 비용은 9800엔(약 10만원)이다.

선충 검사는 15가지 암에 걸렸는지 판별할 수 있지만, 아직 암 종류까지는 알아내지 못한다. 하지만 내년에는 췌장암을 골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병만 주던 벌레들이 약을 주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출처-조선일보/이영완 과학전문기자